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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길림성 장춘에서 온 1세 남정득씨의 맺힌 이야기
- 한국국적을 회복한 동포 1세들의 삶을 찾아서 -
[152호] 2009년 06월 05일 (금) 동포타운신문 webmaster@dongpotown.com

동포 1세들 중에는 한국국적을 취득해 자녀들을 초청하거나 자녀들에게도 국적취득의 기회를 주어 한국에서 떳떳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노구의 몸을 이끌고 한국에 온 경우도 있다. 그 중에는 자녀가 한국에 일찍이 들어와 불법체류 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동포1세인 부모님이 한국국적을 취득하면 그 자녀도 간이귀화로 한국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에 불법체류 상태인 자녀가 당연히 그런 기대를 갖기 마련이다.

   

동포 1세 남정득씨는 한국에 와서 한국국적을 회복했어도 불법체류 사유로 '강제추방' 당한 아들과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이산가족'의 설움을 이야기한다.

이번 호에 소개하게 된 중국 길림성 장춘에서 온 남정득씨(75세)는 그런 예에 해당된다.

현재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홀로 살고 있는 남정득 씨는 2004년 12월경 고동포로 한국에 입국하여 2005년도에 한국국적을 취득하였다. 하지만 하나뿐인 아들은 오자마자 강제출국을 당했고, 국적 취득을 한 강제출국 당한 아들을 하루라도 보고 싶어서 몇 해전부터 초청장을 보냈봤지만 입국규제에 걸려 초청장을 매번 ‘빵구’ 맞은 것이다.

남정득 씨는 말한다.

“아들하고 헤어져 산 것이 10년이 넘은 것 같애, 왜 우리 가족은 이렇게 살아야 되남. 내 아들이 다시 한국에 오게 해줘요.”

남정득씨의 아들 최모씨는 현재 48세, 1999년도에 한국에 와서 불법체류하며 한국에서 노무자로 생활을 하였다. 당연히 어머니인 남 씨가 2004년 말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떨어져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 49년 10월 1일 이전 출생한 고령동포들에게도 국적회복의 길이 열려 남씨는 아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서 한국에 왔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가리봉동에서 아들과 함께 생활을 한 지 3개월도 채 안되어서 아들이 귀가길에 단속에 걸려 강제추방을 당하게 되어 또다시 이산가족이 되었다.

중국에 가면 할 일이 하나도 없어요, 농사 땅은 남에게 팔아서 농사도 못짓지.”

남정득 씨 가족은 장춘 시골에서 농사만 지어왔다. 그러다 92년 경에 남편이 병환으로 사망하였고, 아들 최씨는 결혼을 하여 자녀 둘을 낳아 길렀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한국행을 선택하게 되었고, 결국 이혼 하고 혼자신세가 되었다. 아들이 한국 올 때 땅을 팔고 빚을 지고 왔기 때문에 지금 중국에서도 농사 지을 땅 마저 없어 그동안 한국에서 벌어놓았던 돈으로 근근히 살아간다고 남씨는 다큰 아들 걱정만 한다.

한국에 외롭게 남아있게 된 남정득 씨는 무의탁 노인 신세가 되어 자나깨나 아들 생각만 한다. 생활보조금으로 받는 35만원으로 겨우 생활한다. 그 돈을 쪼개어 초청 경비가 마련되면 희망을 품고 아들에게 초청장을 만들어 중국으로 보낸다. 법무부 장관 앞으로 탄원서도 몇 차례 올리고 직접 법무부에 찾아가 호소를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법으로 된 이상 어쩔 수 없습니다”라는 답변만 들을 뿐이다.

어디에서 돈 100만원만 주면 입국규제를 풀수 있다는 말을 듣고, 생활보조금을 쪼개어 마련한 비용을 들고 찾아가기도 하였단다. 절대 그렇게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그 돈은 뒤돌려 받았지만 말이다.

남씨는 최근 몸이 무척 쇠약해졌다. 하반신 마비 증세가 있어 자주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도 받는다. 가슴 아래 부위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 말씀이 “맹장이 돌석으로 꽉차 수술을 해야 될지 모릅니다” 하는 것이었다.

지난 번 아들 초청장 때에는 병원진단서도 함께 제출했다. 그러나 수술을 하고 입원할 정도의 중한 상태가 아니면 안된다 하여 거부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의사 선생님의 말에 귀가 번쩍 뛴 남씨는 “생살을 가르더라도 수술을 하고 병원에 누워 있으면, 입국규제에 걸린 아들이 정말 들어올 수만 있다면, 그것이 확실하다면 수술을 하렵니다”고 답변을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확실하지 않을 바에야 수술을 해봐야 무슨 소용이냐”면서 언제 맹장염으로 쓰러지게 될 지도 모르는 상황임에도 남씨는 수술 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지금도 한국국적을 회복한 동포 1세들 중에는 남정득 씨처럼 강제추방 당한 자녀 때문에 잠못 이루며 한국 땅에서 쓸쓸하게 보내는 이들이 있다.

“2010년 2월이면 정말 아들이 들어올 수 있는 건가요?”

남 씨는 답답할 때면 중국동포타운센터 고충상담실을 자주 찾아온다. 2010년 2월이면 아들이 강제출국 당한지 만 5년이 되는 때이다. 5년이 되면 입국규제가 해제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되뇌이며 묻는 질문이다.

“그렇게 자기 절로 살아보겠다고 한국에 와서 열심히 일한 것뿐인데, 애미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을 해보겠다고 이 먼길을 와서 국적까지 회복했는데…”

남정득 할머니는 눈시울을 적시며 오늘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또 한마디 남긴다.

“그 때까지 내가 살아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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