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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명 브랜드 오상 도화향미 한국에서 생산
한국에서 고향 쌀 마음껏 먹을 수 있어
[466호] 2022년 07월 01일 (금) 김정룡 기자 jzl0917@naver.com

밥 지을 때 밥솥에서 김이 날 무렵 집안에 향기가 그윽하게 퍼지는 쌀이 있는데 그 쌀이 바로 오상 도화향미다.

도화향미는 중국에서 쌀 중 가장 유명 브랜드다. 베이징 수도에 납품하는 영안시(宁安市)에서 재배되는 향수대미(响水大米), 연변 용정시 개산툰진 하천평에서 나는 어곡미’, 화룡시 60리 평강벌에서 생산되는 쌀도 유명하지만 오상 도화향미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한족, 조선족 포함)은 모두 오상 도화향미가 가장 좋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특히 오상 출신 사람들은 중국 나들이 할 때 오상 도화향미를 한국에 갖고 온다. 그러나 비행기 탑승 물건 중량 제한에 의해 소량만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한두 달만 먹으면 바닥이 난다. 그마저도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중국왕래가 거의 중단된 상황이어서 도화향미를 한국에 가져 올 수 없다.

연변 쌀이 최고다.”

아니다. 오상 쌀이 최고다.”

10여 년 전 기자와 오상 출신 Y씨 사이 벌인 서로의 주장이다. 그때까지 기자는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연변 쌀이 세상에서 최고인 줄로 알고 있었다. Y씨는 기자의 막무가내 주장에 설득할 수가 없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가져다 줄 테니 한 번 먹어보고 그때 가서 다시 논쟁하자.”

백문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다. 기자는 백문불여일식(百聞不如一食)이란 말을 지어내고 싶다. 도화향미를 한 번 맛 보고나서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최고라고 알고 있던 연변 쌀이 도화향미에 비해 쨉도 안 된다고.

그 후로 여러 가지 방법과 수단을 총 동원해 도화향미를 한국에 공수해 먹었다. 그러나 코로나19사태에 의해 2년여 동안 중단되어 도화향미를 먹을 수가 없게 되었다.

인간의 삶의 가장 기본적인 삼대 요소는 의식주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 나들이가 왕성하고 타국에로의 이주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잠시 나들이든 장기 이주든 이국타향에서 입는 것과 거주하는 것은 굳이 외국의 것이라고 탓하지 않고 나무라지 않고 거부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먹는 것은 거푸 한두 날 지나면 고향음식이 생각난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며칠 안 되는 외국관광을 떠나면서도 고추장 단지를 안고 다닌다.

고향음식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1940년대 초반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었던 임어당(林語堂) 선생의 말을 들어보면 금세 공감이 간다.

애국주의라는 것은 거창해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어릴 때 먹던 음식기호(飮食嗜好)를 지켜내려는 것이 애국주의다.”

기자에게 있어서 도화향미가 비록 어릴 적 먹던 음식은 아니지만 한 번 먹어 본 고향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도화향미의 그 그윽한 향기의 맛이 그리워서 어떻게 하면 구할 수 있을까, 골머리를 앓던 중 한국에서 도화향미가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수년 전부터 도화향미를 비공식 루트를 통해 한국에 들여온 사람이 있었다. 그가 바로 오상 출신 김세광 씨다.

비공식적 루트를 통하다 보니 들여오는 양도 아주 제한적이고 운송비도 비싸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았어요. 하지만 도화향미를 그리워하는 고향 사람들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이들을 만족할 수 있게 할까, 궁리 끝에 아예 도화향미 볍씨를 한국에 들여다 재배하기로 맘먹었습니다.”

김씨의 말이다.

중국 볍씨종자를 한국에서 재배하려면 논도 있어야 하고 재배기술도 갖춰야 한다. 이런 조건을 다 갖추려면 아예 일이 추진 안 된다. 김씨는 충청도 당진에 살고 있는 지인을 찾았다. 생산과 정미를 지인이 맡아 하고 유통판매를 김씨가 책임지기로 합의를 보았다.

세상의 모든 일은 처음에는 우여곡절을 겪기 마련이다. 도화향미 볍씨를 그대로 한국 논에 재배하니 토질과 수질 차이 때문에 생산량이 예상보다 훨씬 낮았다. 다행히 한국 지인이 포기하지 않고 당지 토종 볍씨와 접종시켜 재배했더니 효과가 상당히 좋았다.

한국에서 재배하고 있는 도화향미는 중국연변에서만 생산되고 있는 사과배의 성격과 비슷한 점이 있다. 사과배는 일제 강점기 최창호 선생이 이북 함경도 북청 사과 가지를 갖고 연변 용정시 노두구진 소기촌의 당지 돌배나무와 접목시켜 맺은 열매로서 사과의 맛도 있고 배의 맛도 나는 특수 브랜드로 거듭났다.

한국에서 재배하고 있는 도화향미는 중국 오상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에 비해 모양이 조금 차이가 있다. 중국 도화향미는 남방 쌀처럼 가늘고 길쭉한데 비해 한국에서 재배하고 있는 도화향미는 전통 쌀(大米) 모양처럼 통통하게 생겼다.

맛도 조금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재배하고 있는 도화향미는 중국 당지 도화향미에 비해 향이 부드러운 편이고 찰지다. 그리고 보통 쌀밥은 다음 끼부터 맛이 못해가는 편이지만 한국에서 재배하고 있는 도화향미는 두 번째 세 번째 끼도 그 맛이 떨어지지 않고 보존되는 장점이 있다.

한국에서 재배하고 있는 도화향미는 중국 당지 도화향미의 맛을 기본상 살리고 있는 전제하에 새로운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도화향미는 올해 초부터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유통 판매가 시작되었는데 어느새 벌써 1만 킬로 팔았다. 한 번 먹어본 사람들은 주변 친척, 친구, 지인들한테 홍보하고 있다. 이렇게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 활로가 열리고 있다. 지금은 연간 5만 킬로 생산되고 있지만 앞으로 중국인들의 수요와 한국시장 진출에 의해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청색은 남색에서 나왔으나 오히려 남색보다 더 보기 좋다(靑出於藍, 而勝於藍).’는 말이 있다. 중국 오상에서 도화향미를 생산하고 있는 장본인이 한국에서 재배하고 있는 도화향미를 맛보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에서 나는 도화향미 이 브랜드를 역으로 중국에 가져다 재배하면 좋겠다.”

도화향미, 한국에 이사 온것이 잘 자라 고향에 역으로 수출된다면 이것이야말로 금의환향이 아니겠는가!

아무튼 한국에서 재배하고 있는 도화향미는 앞으로의 전망이 무궁무진하게 밝다.

이쯤 되면 독자들은 도화향미 판매가격에 관심을 가질 법하다. 10킬로 포장에 택배비까지 5만원이다. 얼핏 보면 비싼 것 같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다. 기자는 이 기사를 쓰기 위해 주변 쌀가게와 대형마트를 돌아보면서 쌀 가격 시세를 알아보았다. 10킬로 포장 가장 비싼 00쌀은 한 포대에 5만원, 00쌀은 46,000, 다음 00쌀은 44,000원 순으로 되어 있었다. 이들 쌀 가격에 비해 도화향미가 택배비까지 합쳐 5만원이면 비싼 편이 아니다.

아무리 말해도 아무리 들어도 백문불여일견, 백문불여일식(百聞不如一食)이란 말과 같이 한 번 먹어보고 논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 동안 한중교류에 기여한 조선족 출신들이 많고도 많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발 돋음하고 있다. 양국 간의 단순 무역도 의미가 크지만 김씨처럼 중국 유명 브랜드를 한국에서 생산하여 판로를 개척하는 것 또한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편 김씨는 중국 오상 출신으로 2000년에 한국에 왔다. 1세대인 부친 따라 오자마자 한국국적을 취득하였고 사업을 펼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였다.

여느 동포들과 마찬가지로 김씨도 한국에 와서 처음에는 현장 일을 하였다. 일주일 간 일하고 구미에 있는 전자회사에 입사하여 1년 간 근무하다가 서울에 올라왔다. 마침 속초-자루비노-훈춘 노선 여객선을 운영하는 동춘항운에 입사하여 수년 간 근무하면서 여행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06년 김씨는 한국 관광객을 중국에 송출하는 여행업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한국인들이 중국인 출신이라는 것을 알면 신뢰가 떨어지고 거부감을 가질 것 같아 신분을 속일까 생각했지만 아무 때건 들통 날 일을 굳이 속이다가 발각되면 배신감을 느낄 것 같아 오픈하기로 맘먹었다. 김씨의 우려는 기나라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 까 봐 하루 종일 한숨만 쉬는 기인우천(祁人憂天)이었다.

한국인들은 김씨가 중국에서 왔으니 중국을 더 잘 알고 있을 것 아니냐면서 오히려 두터운 신뢰를 보였다. 김씨는 한국관광객을 중국에 송출하면서 흔히 여행사들이 쇼핑을 통해 돈 버는 짓을 하지 않았다. 호텔도 고급, 음식도 표준에 맞게 대접했고 백두산 투어 시 중국 연길에 가면 관광객들한테 연변의 브랜드 사과배와 양꼬치를 대접하였다. 김씨의 성실함과 진심은 빛을 발했다. 입소문을 통해 해마다 한국관광객 해외 송출이 늘었다. 코스도 다양해졌다. 유럽, 동남아 관광사업도 개척하였다. 심지어 한국인들은 무려 400여 명이 되는 학생들의 수학여행(백두산 투어)까지 김씨에게 맡겼다. 많을 때는 한해 2,000여 명이 되는 관광객을 해외에 송출하였다.

이렇듯 김씨의 여행업이 한창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을 때 뜻밖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져 피해가 막심하다. 지금은 거의 중단 상태에 있다. 하던 일이 끊겼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놀고만 있을 수는 없다.

김씨는 도화향미 재배와 판로를 개척하는 동시에 의정부에 200평 되는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농장 이름은 백두농원이다. 백두농원에서 올해 5월 아카시아꿀 1,300킬로나 채취하였다. 김씨는 백두농원은 돈만 버는 곳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인들이 유기농 채소도 먹을 수 있고 주말이면 모여 고기도 구워 먹으면서 공기 좋은 곳에서 힐링도 하는 등 훌륭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뜨거운 열정과 드높은 노력으로 매일 분주하게 움직이는 김씨의 사업이 더욱 번창하리라는 것을 믿어마지 않는다.

 

 

 

김정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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