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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첫마디’ 저자에게
[460호] 2022년 04월 01일 (금) 김정룡 기자 jzl0917@naver.com

어찌된 영문인지, 중국조선족사회 일부 엘리트 분들이 고국 한국을 영 못마땅해 하고 씹어 치지 못해 안달이다. 자신들이 나름대로 한국사회를 잘 알고 있다고 여기고 자기네들의 관점이나 견해를 말한다고 생각하는 듯한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는 사람은 말이 없고 모르는 자일수록 목소리가 크다.”

누가 한 말인지 모르겠으나 진리인 것 같다.

중국조선족사회 엘리트 중에 한국에서 수년 간 체류하면서 배우고 중국에 돌아간 분들은 한국을 씹지 않는다. 한국을 잘 아니까. 이에 비해 기껏해야 말 타고 꽃구경 식으로 한국에 며칠 다녀 간 경력이 전부인 사람들이 한국을 아는 양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고향안방에 앉아 한국방송을 시청하고는 한국이 마치 모든 것이 엉망이고 한국국민은 소질이 형편없다고 씹어 치는 이도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KBS에서 수년 전 방송한 프로 중에 달인이란 개그가 있었다. 김병만이란 개그맨이 인간으로서 몸으로 하는 기술을 거의 다 무대에서 표현해 인기 짱이었다. 일본에 가서 공연했는데 역시 인기가 굉장했다. 주연 김병만을 조연으로 거들어주는 뚱뚱이가 가끔 어이없는 질문을 하면 김병만이 네가 해봤어.’라고 되묻는다. 뚱뚱이가 아니요.’라고 대답하면 김병만은 안 해 봤으면 말을 말아야지.’라고 면박 준다.

한 사회에 대해 비판하려면 그 사회를 잘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판을 위한 맹목적인 비판이란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김병만의 말을 바꿔서 경험 안 해 봤으면 말을 말아야지.’라고 말하고 싶다. 즉 한국사회를 경험해보지 못했으면 말을 말아야지.

얼마 전 연변00포털사이트 포럼 창에 <무책임한 첫마디’>란 제목으로 된 글 한 편이 떴다. 저자는 연변에서 꽤 이름 있는 기자다. 이름 있는 기자의 글 치고는 너무 엉성하고 너무 수준이하다. 한국국민이 한심하다는 내용인데 논리적이지도 않고 앞뒤도 안 맞고 더욱이 한국사회를 모르면서 한국국민을 한심하다는 지적은 오히려 저자가 한심하다.

저자는 글에서 첫마디를 시대를 대표하는 유행어로 지난 세기 50~60년대 가수들이 무대에 오르면 못하는 노래지만 부르겠습니다.’60~70년대 나는 무식쟁이요.’라는 말을 사례로 들었다. 아울러 저자는 이런 유행어를 무책임한 첫마디로 규정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저자는 뜬금없이 한국의 최근 대선에서 나온 국민들의 누가 대통령이 되던 나와 상관없다.’는 인터뷰 말을 첫마디사례로 들면서 한국국민을 한심하다고 지적한다.

저자의 말을 보자. “올해 한국 20대통령 선거 때 한국 텔레비전 화면에서 목격한 한국 국민들의 첫마디가 그렇게 한심할 줄을 몰랐다.  기자들이 설문조사로 공중장소를 다니면서 부동한 연령과 부동한 직업의 국민들에게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당신은 어느 후보자가 당선되었으면 좋겠습니까?’라는 물음에 화답자 국민의  “첫마디누가 대통령이 되는 나와는 관계없다니 말이다. 저자는 이어서 더욱 한심하기로 KBS방송국에서 조직한 ‘7(교수, 작가, 기자, 평론가, 변호사 등)석 포럼에서 상당한 자격을 가진 인물들마저 첫마디누가 대통령이 되던 나와는 관계가 없다였으니 말이다. 어떤 제도, 어떤 사회의 나라든지 모두가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하는데  떳떳한 나라의 주인으로서 자국의 국부(国父를 선거하는 신성한 권리와 책임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던 나와는 관계없다고 하니 필자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모르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누가 되던 나와는 상관없다는 말은 한국사회 유행어가 아니고 한심한 말도 아니다. 11표 선거민주주의사회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발언이다. 그렇다면 이 말은 어떤 심리에서 나온 말일까?

. 태생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선거권이 있지만 투표 권리를 이행하지 않는다.

. 정치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정치권이 하도 실망스러워 관심을 끊은 사람들도 있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누가 되던 전혀 관심이 없다.

. 이런 저런 이유로 삶이 귀찮은 사람은 내 코가 석자인데 선거에 관심을 기울일 겨를이 없다.

. ‘그 놈이 그 놈이란 실망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면 천 만의 촛불혁명에 의해 탄생된 진보정권에 대해 기대가 매우 컸었다. 그런데 정작 이들이 집권해서 보인 행태는 탄핵정권과 별로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과거 탄핵정부에서 있었던 일들이 이 정권에서도 반복되는 전형적인 내로남불때문에 실망한 국민들은 그 놈이 그 놈이기에 누가 되던 거기서 그것이란 인식 때문에 나와는 상관없다고 대답한다.

. 인터뷰 자체가 귀찮고 싫어서 대충 하는 대답이 누가 되던 나와는 상관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필자도 선거철에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끊어 버린다. 필자처럼 여론조사 전화를 거부하는 국민이 수두룩하다. ‘무책임한 첫마디저자가 알면 또 한심하다고 비판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거부 행위는 11표 선거민주주의사회에서는 전혀 비판 받을 일이 아니고 지극히 정상이다.

. 한국사회 기자, 평론가, 교수, 변호사 등등이 진행하는 여론조사는 국가 녹을 먹고 국가를 대표해 하는 것이 아니다. 거의 다 민간 업체가 하는 행위이며 그들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므로 이에 반드시 대답해야 할 의무도 없고 속심 말을 할 이유도 없다. 대충 입이 벌어지는 대로 놀려도 아무 상관없다.

무책임한 첫마디저자는 인터뷰에 응한 국민들의 나와는 관계없다는 것은 나는 국민의 책임, 권리, 의무를 관계치 않는다.”와 등호가 된다고 말했는데 사실은 다르다. 만약 나와는 상관없다는 의식이 한국국민의 보편적인 생각이라면 투표율이 매우 저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 대선에서 투표율이 77.1%인데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이것은 인터뷰에서 관심 없다고 대답한 사람들도 말과 다르게 투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도 여론조사를 거부하지만 투표를 한다.

무책임한 첫마디저자는 한국국민들의 나와는 상관없다는 인터뷰 대답을 비판하면서 한국 14대 대통령선거에서 한국 통일국민당의 대통령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된 정주영 회장(한국 현대그룹회장)첫마디를 떠올리면서 정주영 회장의 기자와 인터뷰 말을 의미심장하다고 아주 높게 평가한다.
정주영 회장 왈, “나는 내가 낙선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 선택의 잘못이다.”

11표 선거민주주의에서 선거에서 투표에 지면 깨끗이 승복하고 상대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정도이다. 그렇다면 정주영 회장의 이 말은 결국 선거불복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 대선후보가 이런 말을 한 것이 어떤 사회적인 반응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요즘 선거에서 이런 발언을 한다면 전 사회적인 비난을 면치 못한다. 선거에서 투표에 지면 국민 탓하는 사람은 최저한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 이런 11표 선거민주주의 정치풍토조차 모르고 정주영 회장의 선거불복 발언을 찬양하는 조선족 기자는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 당신은 한국국민을 한심하다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자신부터 한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 표 차이로 져도 진 것이다.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

도올 김용옥 교수가 최근에 한 말이다.

한국정치판에는 트럼프 같이 선거결과에 광적으로 불복하는 정치인이 없어 다행이다. 만약 이재명이 정주영 회장처럼 국민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발언한다면 영원히 정치권에서 매장될 것이다. 요즘 한국정치는 정주영 회장처럼 불복하는 정치인은 없다는 것을 무책임한 첫마디저자는 알아야 한다.

도올·김용옥 교수는 지난 21일 제20대 대선선거결과에 대해 분노를 폭발했다. 분노의 요지는 상실감이다. 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해 상실감을 못 느낀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그는 이어서 앞으로 5년 동안 신문을 안 보고 살겠다.”고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김 교수는 앞으로 5년 동안 신문을 안 보겠다고 선언했지만 00가 되면 앞으로 텔레비전을 안 보겠다고 선언한 사람이 아마 유권자 중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김 교수가 말하는 상실감의 표현이리라. 신문을 안 보던 텔레비전을 안 보던 민주주의국가에서는 비난 받을 일도 아니고 질책 받을 일도 아니다.

부연으로 한 가지 보태겠는데 11표 선거민주주의는 그 나라에서 가장 능력 있고 가장 똑똑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것이 아니다. 선출된 대통령이 가장 나쁜 짓을 저지르지 못하게 막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 11표 선거민주주의 본질이다. 전직 대통령 탄핵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국에서 몸으로 체험해 보지 못하고 물 건너 안방에서 방송시청만 한 사람 눈에는 한국이란 나라가 시끌벅적해서 마치 당금 망할 것처럼 생각되어 고국에 대한 충정인지 사랑인지 이런 발로로 비판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11표 선거민주주의사회는 별 꼴이 다 보이고 사회가 엉망 같지만 그런대로 잘 굴러가고 있다.

김정룡 다가치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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