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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래영수들에게 바치는 글 12
이상한 묻지 마 지지율, 그 이유?
[449호] 2021년 10월 16일 (토) 김정룡 기자 jzl0917@naver.com

한국정부가 어떤 정책제도를 새로 제정하거나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때 가장 민감하게 고민하는 것이 바로 국민반대정서이다. 예를 들어 정부에서 재한외국인(40% 중국동포 포함)에 대한 정책제도를 새로 제정하거나 정책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 반대 목소리가 거센 경우가 있다. 상식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사항에 대해 반대하려면 사실적 근거를 갖고 반대이유를 밝혀야 하는데 아무 근거나 이유도 제시하지 못한 채 무조건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 정부 측에서 왜 이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는 지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와 합리적인 논리로 설명해도 듣지를 않는다. 듣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예 들으려고 하지 않으면서 무작정 싫다는 태도를 취한다. 정부는 이국(利國) 정책이라고 설명하지만 듣지도 않고 무작정 해국(害國)행위라고 몰아 부친다. 이와 같은 반대행위를 두고 묻지 마 반대라고 표현하고 싶다.

묻지 마 반대가 있으면 묻지 마 지지가 있기 마련이다.

무지 마 반대묻지 마 지지는 한국사회를 양대 진영으로 갈라놓는다. 야당은 정부와 여당이 하는 일에 대해 묻지 마 반대하고 따라서 정부에 맞서 싸우는 개별적인 인물에 대해 묻지 마 지지를 보내는 것이 한국사회 현주소이다.

한국에는 지상파 방송 외에 종편방송이라는 것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 오픈 한 방송들이며 현재 4개 방송국이 있다. 이들 방송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이런 저런 프로그램 이름을 바꿔가며 교수나 변호사를 패널로 청해놓고 정치평론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윤석열과 이재명 이름이 이 방송들에서 하루에 수백 번 거론된다. 약탕기만 바꾸고 약은 바꾸지 않기 때문에, 다시 말하자면 MC와 패널만 바꾸고 똑 같은 주제를 다루다 보니 그럴 수밖에.

이런 현상은 방송국들의 사정이니 뭐라 할 수는 없고 요즘 이런 프로들에서 MC가 패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윤석열 후보가 일일 일 실언에 가족과 본인의 여러 가지 의혹 및 이로 인한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식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런 거 아니겠어요. 뭔가 하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열망에다 문재인정부와 가장 각을 세운 분이 윤석열 후보이기 때문에 그렇겠죠.”

패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이다.

민주당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20대 대통령 후보가 지난 13일 최종 결정되었는데 이낙연 측 지지자들 중 40%가 이재명을 찍지 않고 반대 진영 후보인 윤석열 후보를 찍겠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었다. 이들 40%는 이재명이 싫으니까 거꾸로 반대당 윤석열 후보에게 묻지 마 지지를 보내겠다는 뜻일 게다.

만약 윤석열 후보가 오는 115일 최종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면 기존의 보수 층 지지자에 플러스 이낙연 지지자 중 40%를 더하면 제20대 대한민국대통령이 되는 것은 거의 가능한 일로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은 가설이고 그럴 리가 충분치 않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묻지 마 지지현상이 왜 식지 않고 있는지? 이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어 이 글을 쓰는 바이다.

요약하여 말하자면 윤석열이 과연 대통령 감이 되는지? 대통령 감이 안 되는 사람을 대통령 자리에 앉히면 어떤 비극이 다가올지? 이에 따라서 대한민국 미래가 어떻게 될지? 유권자들은 이런데 관해선 아예 관심이 없이 무작정 묻지 마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 왜 이런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우선 대통령의 인사문제와 우유부단한 판단력이 오늘의 윤석열을 키웠다고 지적하고 싶다.

윤석열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판을 깔아준 것은 대통령인데 이 사건은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전 정권의 비리를 파헤쳤다는 이유로 변방에 좌천되어 전전하던 검사를 대통령은 벼락출세 시켜주어 검찰의 수장이 되었다.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군주는 자신이 쉽게 다룰 수 있는 신하를 출세시켜야 하는데 왕의 통치술에 어두운 현 대통령은 과감히 비리를 파헤친다는 동전의 한 면만 보았을 뿐 자신에게 뒤통수를 치게 되리라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고 등용시킨 것이 최대의 패착이다. 그리고 군주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속내를 신하에게 드러낼 필요가 없다. 그것은 부메랑이 되어 군주를 해칠 수 있다.’한비자에서 나오는 말이다.

살아 있는 권력에도 칼을 겨눠주세요.”

군주의 입장에서 정말 부질없는 말이다. 결과는 자신이 내뱉은 말에 발목 잡혀 윤석열한테 질질 끌려 다니는 처지에 빠져버리게 되었던 것이다.

사정이야 어떻게 되었든 간에 주군은 주군이다. 임명권은 갖고 있는 대통령이 자신이 임명한 부하를 다스리지 못한다면 군주의 자격이 없다. 애초부터 뭔가 잘못 돌아간다고 판단되면 싹이 커지기 전에 과감하게 잘라야 한다. 이 대목에서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이명박이나 박근혜 정부에서 어느 장관이 감히 대통령한테 덤벼들어 뒤통수를 쳤던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윤석열의 배신은 주군이 물렁하니까 생긴 결과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며 전혀 어폐가 없다.

가령 애초에 잘랐다고 하면 임기가 보장된 검찰 수장을 내쫓는다는 여론이 들끓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설마 이 사건으로 탄핵까지 갈 수 있겠는가?

그리고 윤석열의 대선출마 정치명분이 정당하지 못해도 지지자들은 변함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윤석열은 현 정부의 핍박에 의해 양산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검찰총장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하는 명분으로 삼았다. 그런데 윤석열의 이 정치명분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장판사 정용석)는 지난 1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에 대해 징계가 적법했다며 기각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1216재판부 성향 자료 불법 수집’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 위반 등 3가지 사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법원은 이 중 앞 두 가지 사유를 받아들여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결했고 아울러 2개월이 가볍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15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은) 현직 검찰총장이면서 치밀한 피해자 코스프레로 문재인 정부에 저항하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급기야 이를 대선 출마의 명분으로 축적하고 검찰총장을 사퇴한 후 야당 후보로 변신했다마치 친일파가 신분을 위장해 독립군 행세를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로써 윤석열 정치 출발의 근본 이유가 허구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적었다.

윤석열 측은 법원에 항소했고 아직 항소심이 남아 있기 때문에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이번의 법원의 윤석열의 징계유지 판결은 정치명분에 있어서 치명적인 타격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묻지 마 지지자들은 법원의 판결에 관심이 없다. 마치 문재인 정부가 그를 탄압했듯이 법원도 정부의 편에 서서 그를 탄압하고 있다고 믿을 뿐이고 자신들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볼 뿐 다른 흐름에 대해선 일절 관심이 없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닉슨 대통령의 말이 떠오른다.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水門事件)에 의해 사퇴한 이후미래영수들에게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1956년 부통령 시절부터 세계 80여개 국가 원수들을 만나보고 그 중 인상 깊은 원수들을 추려서 수기형식으로 집필해난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에는 영국의 처칠, 프랑스의 드골, 독일의 아데나워, 일본의 요시다 시게 등에 이러 모택동 및 김일성까지 만나본 소감이 담겨 있다. 필자는 이 책을 1980년대 초반에 읽었는데 그때는 공개판매가 아니고 내부판으로 시중에는 귀하게 접할 수밖에 없는 서적이었는데 그때 성위, 성정부 자제들이 동반 동창생이었던 덕분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책 중에 강산이 네 번 바뀔 법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나의 기억에 가장 생생하게 남아 있는 글귀가 있다.

백성은 영원한 백성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발밑의 흙만 볼 줄 알았지 지평선 너머의 세계를 보지 못한다(百姓永遠是百性, 他門只看自己脚下土地, 不能遠望地平線之外的世界.)”

요즘 대장동 사건이 전체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이 사건에 있어서 여러 가지 비리가 드러나고 있지만 그 중에서 백성들을 가장 분노하게 만든 것은 31세 청년이 6년 근무하고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사건이다. 너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 백성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필자는 백성들이 분노하기 앞서 자신들이 과연 세상을 식별하는 안목을 갖추고 있는지를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이냐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대통령도 잘 뽑고 국회의원 및 지자체 장도 잘 뽑아야 한다. 과연 그들이 그 자리에 앉을 만한 자격과 소질이 있는지? 과연 그럴 만한 감인지? 식별하는 안목이 없이 묻지 마 지지를 보낸다면 50억 사건보다 더 한심한 일들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플라톤은 그의국가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배의 선장이 경험 있는 유능한 사람이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공동체의 지도자들은 정치의 철학에 훈련된 사람이어야 하고 큰 자리를 맡기 전에 작은 자리를 맡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11표 선거민주주의 정치판의 현실은 플라톤의 말과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도자에게 경험과 전문성을 요구하지 않는 제도가 거의 의심을 용납하지 않고 절대적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직장이건 학교건 병원이건 감옥이건 어디에나 권력의 행사가 있게 마련이다. 어느 곳에서나 최고지도자의 권력 행사는 경험의 뒷받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다. 어느 회사나 대학에서도 최고 지도자의 채용에는 지도력의 경험 특히 같은 분야에서의 경험을 참고로 한다. 그런데 유독 정치권력만이 예외다. 11표의 원칙에 따라 선출된 사람이기만 하면 경험의 유무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니엘 A. 벨이 지은차이나 모델에서 나오는 말이다.

한국정치판에도 이 말이 그대로 적용된다.

불량식품 선택 발언’, ‘집이 없어서 청약통장 못 만들었다는 것’, ‘월급이 비슷하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가 없지 않느냐.’, ‘50시간 근무 발언’, ‘건강한 영성평등 발언’, ‘손발로 일하는 것은 아프리카에서 하는 것심지어 입당한지 3개월밖에 안 된 초보 당원인 신분이면서 이런 정신머리로는 차라리 당을 해체하는 것이 맞다등 일일 일 실언이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 실수도 반복하면 실수가 아니라 수준문제로 거론된다. 즉 대통령감인지, 아닌지 판가름 하는 잣대로 된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제주에서 연설할 때도 도리도리는 그대로이고 쩍벌 자세는 여전해서 방송에 출연한 어느 패널은 최저한도로 자세부터 바로 잡아야 대통령 후보 자격이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자질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그의 지지자들은 여전히 묻지 마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반복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31세 청년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고 분노만 하지 말고 정치판을 식별하는 안목부터 갖추자.

김 정 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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