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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옛날 일본이 아니다
야마토민족성으로 보는 일본의 추락
[440호] 2021년 06월 01일 (화) 김정룡 기자 jzl0917@naver.com

끔찍하게 지구촌을 공포에 몰아넣은 코로나19사태가 시작된 지도 어언간 일 년 반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은 물론 선진국 반열에 아직 명함이 없는 중국과 러시아조차 백신을 개발해 냈는데 한 때 세상의 부러움을 다 받던 일본이 아직도 백신 개발 소식이 없다.

   

어찌된 영문일까?

일본의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는 24명으로서 세계 5위권이다. ‘과학대국이라 부를 만하다. 그런데 일본에서 코로나 백신개발 소식이 감감하다. 전문가들은 일본 특유의 느린 관료문화를 지목하며 구체적인 여러 가지 진단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428니혼게이자이신문아사히신문 매체들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업체는 안제스시오노기제약’, ‘다이이찌산교5곳이다. 이중 가장 빠른 안제스가 지난해 6월 첫 임상시험을 실시한 뒤 500명 정도로 진행한 임상이험 결과를 분석중이다. 애초 올봄에 실용화를 추진했지만 수만 명 단위로 실시해야 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은 아직 시작조차 못했다. 성공하면 내년에 실용화가 가능하지만 이미 상용화된 해외 백신이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해외백신에 대한 일본 국내 심사가 까다로워 공급이 지연되고 있으니 일본의 백신접종은 강 건너 불구경이다.

중국속담에 오이채가 다 식을라.’라는 말이 있다. 이렇게 느려 터져서야 코로나19 대유행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더욱이 일 년 연기된 올림픽이 눈앞인데 말이다.

코로나 사태뿐만 아니다. 현재 일본은 국제위상도 경제3위 대국에 걸맞지 않게 입지가 아주 별로다. 미국과는 동맹인지, 혈맹인지 그럭저럭 관계가 좋다고 인정할지는 모르겠으나 국제무대에서 점점 더 고립되어 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 때 잘 나가던 일본이 어쩌다 이 지경에 으르게 되었나? 속상하다. 얄미운 나라 일본의 추락을 속상해한다는 말에 나를 못 마땅해 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지만 나로서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나의 전공은 일본어다. 일본을 좋아하지 않으면 일본어를 전공할 수가 없다. 내가 일본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이렇다.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을 앞두고 정부 관료와 학자 일행이 일본을 방문하고 이모저모에 대한 보고서(일본인상기)를 공개하였는데 세상물정에 눈이 어두웠던 당시 시골청년에게 큰 충격이었다. 도시는 물론 시골 어디에 가도 쓰레기 하나 없고, 모든 공공장소에서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대기하고, 출근족이 지하철역 인근에 오토바이를 잠그지 않고 두어도 도둑질 해 가는 사람 없이 임자가 퇴근길에 타고 귀가하고, 사장은 직원의 생일을 남몰래 챙겨주고, 국민들이 자부심이 넘치고 등등의 내용은 마치 다른 세상의 얘기처럼 다가왔다.

세상에 이런 천국 같은 좋은 나라가 있나? 그때부터 일본어를 독학하기로 맘먹었고 결국 나의 진로를 일본어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40여 년 세월이 지난 지금의 일본은 내가 그토록 동경하던 일본이 아니다. 추락해도 한참 추락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은 나름대로 소이연(所以然)이 있는 법이다. 나는 일본이 추락하고 있는 그 소이연을 야마토민족의 특유한 민족성에서 찾고자 한다.

중국이 춘추전국시대에 유가, 도가, 묵가, 법가, 명가 등 학설이 완성되었고 진시황이 수레바퀴를 통일하고, 화폐를 통일하고, 문자를 통일하여 제국의 틀을 갖췄을 당시 일본열도는 문명이란 자도 모르는 새까만 세상이었다.

역사기재에 의하면 서복이란 사람이 진시황의 명을 받고 장생불로초를 구하러 떠났다가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자 망명을 결심하고 제주도를 거쳐 일본에까지 갔다고 한다. 그가 떠날 때 동남동녀 500쌍에다 곡식과 야채 종자 및 농기구도 갖고 갔다고 하니 계회적인 도주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건 그렇고 아무튼 일본열도는 서복에 의해 문명이 개시되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당시 상황이 아래와 같다.

일본열도는 역사적으로 지진이 많고 태풍이 많고 땅이 척박하여 먹거리 생산이 문제였다. 그나마 마치 중동사막에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 있듯이 일본열도에는 서쪽(지금의 나라 지방)에 진()과 포()로 불리는 작은 개울물들이 많았는데 그 변두리 땅들이 비교적 비옥하여 벼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이 진과 포가 일본인의 최초의 삶의 터전이었다. 그래서 일본인은 여러 곳에서 모인다는 뜻인 우리민족 말 방방곡곡과 중국인이 말하는 오호사해에 해당되는 말을 츠츠우라우라(津津浦浦)’라고 표현한다.

일본인은 진과 포의 변두리 엉덩짝만한 땅에서 알뜰살뜰 농사를 짓지 않으면 서로 굶어 죽는 열악한 환경에서 삶을 영위해왔다. 그래서 일본인은 매우 세심하고 매우 정교하며 매우 깔끔하고 매우 질서 정연하고 매우 절약하는 정신이 몸에 깊게 배어왔던 것이다. 일본의 상품이 매우 정교하고 사이즈나 케이스가 크지 않는 것이 바로 이런 민족성 때문이다. 중국인은 손님을 접대하면 사라 위에 사라를 얹어 가며 풍성하게 차린다. 우리민족도 평상시에 손님이 언제 닥칠지 몰라 늘 밥을 여지가 있게 짓는다. 군일이 있으면 항상 예상 손님 수보다 음식을 더 갖춘다. 정의 문화 때문이다. 일본인은 결혼식을 하면 하객 수를 미리 받아놓고 그 수에 따라 도시락을 준비한다. 갑자기 오는 손님은 굶어야 한다. 물론 일본인은 약속 없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법은 없지만. 그만큼 일본인은 절약정신이 철저하고 일처리가 완벽하다. 일본인의 이런 틈이 전혀 없이 철저하고 완벽한 정신이 좋은 면도 있긴 하지만 융통성이 없는 것이 문제다. 일본 백신 개발에 있어서 정부의 융통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늘 하던 대로 정해진 룰에 따라 해야지 미국이나 중국처럼 융통성이 있는 전시행정은 바라 볼 수조차 없기 때문에 백신개발이 엉망일 뿐만 아니라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된 화이자 백신도 일본에 오면 또 국내 승인과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니 급박한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융통성이 결여된 일본정치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일본 발전의 발목을 크게 잡고 있다. 아베를 비롯한 현재 2차 대전 후 일본을 장기집권해온 우익세력은 21세기 4분의 1이 넘어가고 있는 현재도 19세기 말엽 그들의 할배들의 구태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정치가 매우 고여 있다. 나쁜 말로 하자면 일본정치는 매우 썩어 있다. 한국처럼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탄핵하는 현상을 일본에서는 죽었다 깨도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일본의 국회의원은 그 지역의 토황제(土上皇)들이고 대물림한다.

   

일본정치는 야마토민족의 특유한 충성심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고인 물처럼 썩고 있는 것이다. 즉 한정된 토지에서 보스에게 충성하지 않고 우리민족처럼 저마다의 목소리가 높으면 서로 굶어죽는 환경에서 생겨난 충의 문화가 지금도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일본 정치는 전혀 역동성이 없는 고인 정치이고 썩은 정치이다.

한국정치는 매일 시끌벅적해서 치사하고 지겨운 면도 있긴 하지만 일본에 비하면 매우 역동성이 강한 정치임에는 틀림없다.

또 진과 포라는 고인 물 환경에서 삶을 영위해 왔기 때문에 사람의 성격도 마치 고인 물처럼 고립적이고 고독하다. 세상에서 고독을 가장 잘 이겨내는 민족이 바로 일본인이다. 고립적인 성격은 서로 주고받지 않는다. 친구끼리 밥을 먹어도 똑 같이 함께 공동 부담하는 와리키리()’한다. 우리민족과 중국인은 낯모를 사람한테서도 담배를 빌어 피우는데 비해 일본인은 친구사이라 해도 서로 담배를 빌어 피우지 않는다. 남한테서 담배 한 개비라도 빌면 나라는 인간은 담배 한 개비조차 갖추지 못하는 천한 인간이라는 모습으로 타인에게 비춰지기 때문에 절대 그런 수치스런 일을 하지 않는다.

서로 주고받지 않는 일본인의 민족성이 글로벌시대에 일본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 많은 나라에 무상으로 길을 닦아주고 학교를 세워주고 먼저 배려하고 나서 나중에 그 나라의 자원을 사들이는 서로 주고받는 외교를 발휘하고 있는데 비해 일본은 절대 남한테 주지도 않고 받으려고도 하지 않는 민족성 때문에 점점 국제무대에서 왕따 당하고 있어 외교가 매우 고립되어 있다. 이런 고립된 외교 때문에 20세기 한 때 세상에 길이 있는 곳에 도요타 차가 달리지 않는 곳이 없듯이 전자제품을 비롯해 세계 시장에서 일본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던 것이 점점 위축되어 대기업들이 하나 둘 문을 닫기에 이르렀다.

일본의 고립에 대해 그들 자신이 자초했다는 지적이 많다. 무슨 말이냐면 2차 대전에서 아시아 주변 국가들을 침략하여 숱한 피해를 입혔으나 사과 한 마디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흔히 2차 대전 전패국인 독일은 성실하게 사과하는데 비해 일본은 왜 사과하지 않는가? 라는 의문을 갖고 있다.

2차 대전이 한창일 때 미국정부는 일본을 상대하기 위해 일본연구를 지시했다. 당시 문화인류학자 루드·베네딕트라는 여성학자가 일본인의 민족성을 연구한국화와 칼이란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인은 국화처럼 부드러움 면도 있는가 하면 칼처럼 흉폭(凶暴)한 성격을 지닌 양면성의 민족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나서 한편 저자는 일본문화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수치문화(羞恥文化)’라고 결론지었다. 한 사람이 마을집단에 피해를 입히면 자살하고 장수가 전투에서 지면 할복자살하는 것이 그들의 가장 대표적인 수치문화의 표현이다. 일본인은 이렇게 체면을 아주 생명처럼 여기기 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일본인 개개인은 남한테 피해주는 것은 수치스럽다는 문화가 몸에 깊숙이 배여 있어 지진이 나도 태풍이 와도 질서정연하다. 일본 지진 때 열 살 아이조차 줄을 서서 자기순서에 따라 생수를 타는 모습이 전 세계에 전파를 타고 전해져 일본인의 국민성에 대해 세상이 높게 평가하고 후한 점수를 주었다.

그러나 일본인은 집단적일 때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일본은 지진이 많고 태풍이 많아 생계를 위해 밖으로 뻗어나가려는 정신이 강했다. 그 구체적인 행동이 바로 이웃한 조선에 대한 수없는 침략이고 임진왜란의 일본의 최종목적은 한반도가 아니라 중국이었고 급기야 2차 대전 시 한반도와 중국은 물론이고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침략했고 그것도 성차지 않아 미국까지 건드렸다가 원자폭탄을 얻어맞고 투항했던 것이다.

문제는 일본이 주변 국가들에 피해를 입히고도 독일처럼 사과하지 않는 이유는 수치문화때문이다. 즉 선조들이 한 일들을 부정해야 하는 수치를 떠 안아야 하기 때문에 죽었다 깨도 사과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치인들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를 강행하는 행위도 결국 수치문화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인의 수치문화는 어떻게 유래되었고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역시 진과 포의 초창기 삶의 터전에서 유래되고 형성되었던 것이다. 한정된 땅에서 지은 농사를 다섯 명이 먹는 것이 양에 맞는 정상이라면 그 먹거리를 열 명이 나눠 먹어야 생존을 보존할 수 있었는데 만약 그 누가 더 먹겠다고 나서면 이런 행위야말로 최대의 수치스러운 일로 간주되어 사람마다 매우 절제하는 성격이 몸에 배게 되었다. 세상에서 일본인처럼 절제성이 강한 민족이 드문 것은 바로 이 진과 포의 삶의 터전에서 훈련되고 단련된 것이다.

   

아무튼 일본은 수치문화때문에 2차 대전 시 주변 국가들에 입힌 피해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자기네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세계무대에서 점점 더 고립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야마토민족의 고립적이고, 융통성이 없이 틀에만 매어 있는 역동성이 전혀 없는 민족성은 서로 주고받는 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해 일본의 발전에 크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정룡 가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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