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21.10.24(일) 구인고충상담기사제보신문지면보기
신문사소개 | 구독신청아이디/비밀번호
> 뉴스 > 뉴스 > 동포사회
     
재한조선족, 당신은 어느 계급에 속하는가?
[432호] 2021년 02월 01일 (월) 김정룡 기자 jzl0917@naver.com

재한조선족, 당신은 어느 계급에 속하는가?

부동산 계급사회를 읽고서

부동산 계급사회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진보학자 손낙구이며 20088월에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의 주택 계급을 크게 6개로 분류했다.

1계급은 집을 2채 이상 가진 105만 가구(전체의 6.6%)였다. 이들이 소유한 주택 수는 총 477만 채로 가구당 집을 평균 5채씩 소유했다. 이 중에서도 상위 10명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 숫자는 모두 5,508채에 이른다.

2계급은 집을 한 채 소유하고 그 집에서 현재 살고 있는 1가구 1주택자 769만 가구(48.5%)였다.

3계급은 대출을 받는 등 무리를 해 어딘가에 집을 마련해놨지만 이자 등 금융비용 때문에 자기 집은 세를 주고 남의 집을 옮겨 다니며 셋방살이를 전전하는 계급이며 전체 가구의 4.2%67만 가구이다.

상위 3개 계급이 유주택자인 반면 하위 3개 계급은 무주택자이다. 전세나 월세 보증금이 5,000만 원이 넘는 가구는 제4계급이며 95만 여 가구로서 전체의 6.2%였다. 사글세(세입자가 1년 또는 10개월 등 일정기간의 집세를 한꺼번에 내고 매월 1개월분의 집세를 공제하는 경우보증금 없는 월세·보증금이 5,000만 원 이하인 월세를 사는 사람은 제5계급이며 30.3%에 이르는 481만 가구가 이에 속해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하방, 옥탑방, 판잣집, 비닐집, 움막, 업소 내 잠만 자는 방, 건설현장 임시 막사 등에 사는 극빈층이 있었다. 심지어 동굴·움막에 사는 이들도 있었다. 전체 가구의 4.3%68만 가구, 인구수로는 162만여 명이 제6계급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저자는 집을 2채 이상 평균 5채 갖고 있는 제1계급은 사회발전을 위해 해체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집은 거주 목적 이외에 투기 목적으로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게 나라 살리는 길이다. 집값이 계속 오르니 이들은 매매 차익을 통한 투기 이익과 임대 소득 등 두 가지 이익을 얻고 있다. 이런 불로소득은 마땅히 사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사회에서 계급이란 용어사용을 매우 꺼려했다. 계급을 운운하면 마르크스주의를 들먹이는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23년 헝가리 작가의 역사와 계급을 다룬 책역사와 계급의식을 한국에서역사와 학급의식으로 번역해야 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영어 Class를 계급이 아닌 학교의 학급(중국어로 반급에 해당함)으로 옮긴 것이다. 필자는 계급이라는 용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대에 한국에서 글 쓰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불로소득의 불합리성에 대해 지적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미국인 헨리 조지는 1879년에 저서진보와 빈곤에서 사회가 눈부시게 진보함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그리고 주기적으로 경제 불황이 닥치는 이유는 토지 사유제로 인해 지대가 지주에게 불로소득으로 귀속되기 때문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지대를 징수하여 최우선적인 세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민의 정치적 자유주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토지가 공동의 소유로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이 주장은 사회주의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렇지만 그는 한편 개인 소유 형태에는 손을 대지 않고 지대만 세금으로 거둬 국가 재원으로 사용하자고 했고 자본주의자체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으면서 불평등문제를 매우 중시했다.

헨리 조지의 다음 말이 인상 깊다. “토지가 싼 신개척지에서는 거지도 없고 생활의 불평등도 거의 없다. 토지가 비싼 대도시에서는 극단적인 빈곤과 사치가 병존한다. 이는 풍요 속에 고난과 궁핍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는 반드시 토지가 독점되어 있고 토지가 전체 국민의 공동 재산이 아니라 개인의 사유재산처럼 취급되며 노동이 토지를 사용할 때 고액의 사용료를 소득에서 징수당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부동산 투기열풍이 가장 창궐한 나라에 속한다.

한국 전체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어 부동산 투기열풍이 더욱 심해졌다. 서울의 경우 1988‘88서울올림픽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했다. 서울에서도 강남의 땅값은 하늘을 치솟고 있었다. 강남개발 초기 기초시설에 투자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았으나 사람이 크게 모여들지 않았다. 대법원과 대검찰청 같은 공공기관을 강남에 이전했으나 여전히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러다가 강북에 있는 유명 고교 세 학교를 강남에 옮기자 사람들이 벌떼처럼 모여들기 시작했고 땅값과 이에 따른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역시 허리띠 졸라매고 자녀를 공부시킨다는 민족답다. 강남은 그 후로 부와 교육의 상징으로 되었다. 강남 면적이 부산의 5%이지만 땅값은 전체 부산보다 더 높다는 통계가 있다.

수도권 토지 독점 큰손은 당연히 재벌 대기업의 몫이었다. 30대 재벌그룹은 기업투자 4~5배 되는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 재벌그룹들은 자기 주머니의 돈이 아닌 은행대출로 매입했고 투기사기극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정부는 그 부작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통해 자신들이 한몫 챙기기 위해 눈감아주었다. 이런 걸 보고 정경유착이라 한다.

20세기 말까지 한국 사람들은 자신을 소개할 때 고향, 졸업학교, 직장 등등을 말했는데 21세기 들어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을 강조한다. 강남3, 평창동, 성북동 등등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명까지 소개한다. 00동 래미안, 00동 자이, 00동 힐스데이트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심지어 누구는 삼성에 살고, 누구는 현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명함처럼 여기기도 한다.

어느 곳에 살면 그것이 곧 그의 신분이었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 2001년 롯데건설의 롯데캐슬아파트 광고 문구이다. 따라서 아파트 광고마다 대한민국 연예계 미녀들 얼굴을 내세워 홍보했다. 이른바 고현정 아파트, 이영애 아파트, 김남주 아파트, 최지우 아파트, 채시라 아파트, 송혜교 아파트, 한가인 아파트 등등이 그 대표적 사례들이다.

부동산 투기열풍에 의해 부자가 된 사람은 부자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불로소득부자가 80% 이상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참고로 서울 각 지역 부동산 시세를 살펴보자. 한 네티즌이 각 지역 집값에 따라 거주인들을 황족, 왕족, 귀족, 호족, 중인, 평민, 노비 이렇게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연상케 하는 여러 등급의 계급을 매겼다. 강남구는 1평당 3,000만 원 이상으로 황족, 1평당 2,200만 원 이상인 송파·서초·용산구 등은 왕족, 강동·양천·광진구 등은 1평당 1,700만 원 이상으로 중앙귀족, 1,500~1,700만 원인 영등포·마포·성동·종로·동작구 등은 지방호족, 강서·관악·동대문구 등은 1,200~1,400만 원으로 중인, 1,100~1,200만원인 노원·구로·은평·강북·중랑 등은 평민, 서울이라도 도봉구는 1,100만원 미만의 노비신분에 속한다는 것이다(집값이 해마다 다르기 때문에 참고 바람).

집값이 자주 오르는 것은 투기열풍 때문이고 집값이 자주 오르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이사를 자주 하는 민족에 속한다. 실제로 한국 사람들은 매년 인구의 19%가 이사를 다닌다. 일본의 이사 비율이 연 4.3%에 비해 4배 이상 더 높은 셈이다. 풀 찾아 떠돌아다니는 유목민족 못하지 않게 이사를 자주 다니는 것이 한국 사람이다.

세상에는 사람이 거주하는 집을 교환가치로 보는 부류가 있고 사용가치로 여기는 부류가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러시아, 아이스랜드 등 인구에 비해 땅덩어리가 엄청 큰 나라 사람들은 집을 사용가치로 여기고 이사를 아주 드물게 다닌다. 캐나다의 경우 부자는 단층집에서 살고 빈민들이 아파트에서 산다. 한국 사람은 집을 절대적으로 교환가치로만 여긴다. 거주의 목적이 아닌 투기의 목적이 우위를 점하다 보니 자주 이사를 다니게 되는 것이고 또 투기의 목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아파트만을 고집한다. 빌라에 사는 사람을 빌거지’, 월세로 사는 사람을 월거지라는 별명까지 지어냈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이 있다. 재한조선족들도 한국 사람들의 물에 젖어 집을 사용가치가 아닌 교환가치로만 여기고 자신이 알뜰하게 착실하게 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로 한몫 챙기려고 빌라 구매를 못 마땅하게 바라본다. 아파트를 구매해야 집값이 오른다고 떠들어댄다. 아파트는 층간소음이요, 관리비 갈등이요 등등 부딪히는 문제가 여러 가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이 아파트를 고집하니 조선족들도 따라서 아파트를 구매해야 계급이 상승한 것처럼, 신분상승이나 된 것처럼 여긴다.

한국의 아파트 경우 투기의 열풍 때문에 수명이 길지 못하다. 영국은 아파트 평균 수명이 140, 미국은 103년인데 비해 한국 아파트 평균 수명은 겨우 22.6년이라고 한다. 상품 회전으로 이용되는 아파트가 견고하면 안 된다. 한국 사람은 아파트가 무너지기를 바란 사례도 있다. ‘경축! 구조 진단 통과’, 어느 아파트 입구에 걸린 현수막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무너질 위기에 닥쳐 울며불며해야 정상이건만 경축을 외치다니! 참으로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사 자주 다닐 아파트라도 소유하고 있으면 그나마 행복하다. 무주택자가 전체 인구의 40%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주택소유자들보다 이사를 더 자주 다닌다. 재한조선족사회도 무주택자가 다수이기 때문에 이사를 자주 다닐 수밖에 없다. 진보 부동산 전문가 손낙구 왈, “무주택자일수록 이사를 자주 다니는데, 투표율이 낮은 동네와 높은 동네를 분석해보면 투표율이 낮은 동네에서 무주택자 비율이 월등하게 높았다.” 왜 선거 때마다 재한조선족사회 투표율이 20% 미만밖에 안 되는지 그 답을 알 것 같다(재한조선족사회 투표율이 낮은 원인이 물론 여러 가지 요소가 있긴 하지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인구 반 넘는 국민들이 평생 벌어도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한다. 제집 한 채 없이 사는 삶이 얼마나 처량하고 불행한가. 청년들이 결혼을 포기하는 데는 높은 집값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이렇듯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까? 과거 정부 관료들이 대기업과 손잡고 건설회사와 손잡고 검은 돈을 벌기 위해 투기열풍을 막기는커녕 조장하고 부축인 탓에 집값이 하늘 높이 치솟았는데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과거 어느 정부도 불문하고 집값 잡기에 나섰다. 노태우 정부 때는 토지공개념을 실시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노무현 정부는 주택 분양 원가 공개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정부가 시장의 힘을 이기지 못해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 때도 집값 잡기 정책을 여러 차례 발표했으나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부동산3법을 통과시켰는데 오히려 시장에 더 큰 혼란을 조성했고 집값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고 전세잡기가 매우 힘들어져 삶의 질이 더욱 하강하고 있다. 재한조선족사회는 이 틈새에서 각자도생으로 살길을 찾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김정룡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동포타운신문(http://www.dongpotow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sk텔레콤
< ahref=http://www.kqci.kr>
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2-800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 122-19 정풍빌딩 3층 | Tel 02-837-4470 | Fax 02-837-4407
Copyright 2009 동포타운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ongpotown@daum.net
동포타운신문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및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