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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성격 9 (하)
[377호] 2018년 10월 16일 (화) 김정룡 기자 kzl0917@naver.com


9. 외국인을 경시하다(하)

(輕蔑蠻夷)

외국인은 중국인의 관념에 적응하고 준수할 수가 없다. 중국인의 예의를 모른다. 우리가 보기에 중요한 일에는 더욱 적응할 수가 없다. 이로 하여 중국인은 조금도 감추지 않고 우리 이 민족을 멸시하는데 우리는 무엇이 규칙인지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허리를 굽혀 구십도 경례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이러한 방식으로 인사하는 것이 어렵다. 신체상 또는 윤리상에서 모두 난처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예의를 무시하고 행동거지가 가볍다. 정력이 충만할지라도 이십여 분의 시간을 들여 예의다툼을 구경할 참을성이 없다. 논쟁의 양방의 사정을 볼 때 그 결과가 빤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반나절의 귀중한 시간을 한담하는데 허비하고 싶지 않다. 이유는 시간이 곧 금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인에게 있어서 사정이 다르다. 그들은 사람마다 굉장히 시간이 많지만 돈이 있는 사람은 극히 적다. 중국인은 마땅히 시간을 소모할 때 그 시간은 곧 그의 재부이지 절대 남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워야 한다.

외국인은 사람을 귀찮게 구는 번잡한 예의를 없애 시간을 절약하여 다른 일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전혀 이상할 것 없이 그들은 자신이 볼 바에 예의를 깍듯이 지키는 중국인에 비해 자신들이 시시각각 모두 망신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관원과 방중 하는 외국손님을 살짝 비교해보아도 옷차림이거나 행동거지에서 쉽게 보아낼 수 있다. 한쪽은 두루마기를 휘날리며 움직임이 우아한데 비해 다른 한쪽은 움직임이 둔중하고 머리 숙이고 조아리는 것이 생경하여 그 꼬라지를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다. 예의에 있어서 중국인은 필사적으로 자기를 부득이하게 억제해야 만이 외국인을 조롱하는 것을 감출 수가 있다. 반드시 조심해야 할 것은 만약 중국인이 외국인을 경멸하고자 한다면 예의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없다. 그들은 그토록 여차하게 예의를 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인이 ‘위대한 미국의 황제’ 그랜트(1822~1885, 미국남북전쟁 때 연방군의 총사령) 사령이 백성의 옷차림으로 담배를 꼬나물고 널따란 시가지에서 유유자적하게 산보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면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다음과 같은 풍경을 상상해보자. 중국의 도태(道台, 정4품 관리)에 해당되는 한 외국 영사가 어느 성소재지 도시에 가서 총독을 만나 국제성적인 분쟁 사건을 해결한다고 할 때 수천수만의 중국인이 벌떼처럼 성벽에 모여들어 이 권세가 있는 외국인 어른의 수행대열을 구경하는데 결과 고까짓 두 대의 마차에 몇 필의 말, 통역 시중을 드는 사람 하나, 전문 우편을 전하는 배달부 하나와 중국 주방장 한 사람뿐이다. 이런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면 처음의 호기심이 곧 냉담으로 돌변할 것이고 마지막에는 경멸로 변할 것이 빤하다.

우리는 자신이 많은 면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이 중국인보다 우월하다고 여기고 있으나 그들에게 뜻대로 이러한 것을 알릴 방법이 없다. 그들은 우리가 기계설계 방면에서 우세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를 요술을 부리는 사람, 기묘하고 심오하며 복잡할 뿐 아무 쓸모가 없다는 식으로 쳐다보고 있다. 그들이 볼 바엔 우리들의 성취는 초자연적인 힘, 공자가 일찍이 담론을 거부했던 마력에 의해 오는 것이다. 많은 중국에 온 외국인하도급업자들은 중국인이 증기기와 전기화로 일궈낸 기적에 대해 그저 막연해 할 뿐이라는 것을 실망스럽게 발견하게 된다. 중국인은 외국인을 모방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간혹 모방 사례가 있을지라도 핍박에 의해 어쩔 수 없는 경우다. 그들은 위생시설, 통풍상황에 개의치 않고 생리학에도 관심이 없다. 그들은 서양의 일부 진보적인 산물을 좋아한다. 모든 산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서양의 방법을 채용하려고 들지 않는다. 만약 반드시 그들에게 서양의 방법을 채용하라고 한다면 그들은 이런 산물을 유쾌하게 포기할 것이다. 어찌되었든 문명, 진보는 모두 중국을 발전하게 할 가능성이 있고 중국이 그들이 오랫동안 바랐던 경외로운 ‘강국’이 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직접적이며 오류가 없이 확실한 것이지만 기타 나라들이 한 쪽에서 영원히 기다릴 때에만 가능하다. 만약 어떤 시대정신으로 중국인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기타의 진보는 아직도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것이다. 일부 중국학자와 정치가들이 이미 중국이 열세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지만 그들은 공개적으로 서양민족이 옛날 중국인이 쌓아놓은 지식을 이용했을 뿐이고 고대중국인이 수학과 자연과학이 이미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렀지만 현대중국인이 불행하게도 이러한 비밀을 서양인에게 도둑 맞혔다고 선포하고 있다.

외국인의 실제 사무에서 표현되는 흔들림 없는 능력은 중국인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색슨인은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캐라일(1795~1881, 영국 산문가, 역사학가)이 좋아하는 말로 표현하자면 사람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왕’으로 칭하기를 원한다. 중국인은 외국인의 기능에 대해 재미있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만약 다음 기회에 무슨 일을 하게 된다면 그들은 절대 외국인의 이 기능을 잊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외국인을 모방할 본보기로 삼지 않을 것이고 그들은 애초에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으며 만 명의 중국인 중에 대개 한 사람이라도 이러한 머리를 쓰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는 이상적인 학자는 마땅히 학문이 있고 지식이 있는 학구적(學究的)이여야 하고 박학다식해야 하고 각종 학위를 얻고 열심히 사업을 하고 늘 침식을 잃어가며 일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학교에서 글을 가르치는 외에 다른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서양 각국이 하나의 집단으로서 중국지식인에게 아무런 우월감을 주지 못한다. 전임 중국주영대사 곽대인의 회억이 이러한 견해를 유력하게 증명할 수 있다. 리야그(1814~1897, 영국한학자) 박사가 영국의 도덕상황이 중국에 비해 좋다고 여기면서 곽대인에게 이 문제에 대답해줄 것을 요구하자 그는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반나절 생각하고 나서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매우 놀랍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얕은 비교는 확실히 좋지 못하다. 적어도 외교적인 관점에 보자면 그렇다. 이러한 비교는 이 두 민족의 내부생활에 익숙하고 아울러 헤아릴 수 없는 원인들이 어떻게 각양각색의 결과로 이어졌는지 탐구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비교를 진행할 타산이 없다. 그렇게 하면 우리의 목적과 멀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은 중국의 지식인이 곧 외국인의 가장 주요한 적이라는 것을 말이다. 외국인이 신기한 기계들을 다루는 데는 아주 능숙하지만 중국도덕의 위대함을 흠상할 능력은 없다. 이와 같이 질투하고 경멸하는 감정은 전형적인 중국학자들의 몸에서 나타나고 있다. “머리는 아직도 송대에 있으면서 두 발은 오늘을 딛고 있다.” 이 계층의 사람들이 외국인을 배척하는 글을 지어 전파 하고 있는데 요 몇 년 사이 이와 같은 문장들이 중원지역에서 홍수처럼 범람하여 재앙을 일으키고 있다.

어떤 사람이 일찍이 서양의 공업이 가능하게 중국을 점령할 것이라고 여겼다. 칼, 포크, 스타킹과 피아노 등을 실은 배들이 줄지어 영국에서 중국에로 운반되어 왔다. 사람들에게 이 제국이 재빨리 유럽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인상을 갖게 했다. 일찍이 한 때 중화제국이 확실히 이러한 폭풍의 습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아울러 이와 같은 시기는 이미 다시는 오지오지 않을 것이다. 오늘의 중국과 중국인은 무슨 폭풍이든지 모두 삼켜버리지는 않는다.

아더`스미스 저
김정룡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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