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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자의 문학탐방]시인의 별뜨락에서
[240호] 2013년 01월 26일 (토) 유화 기자 liuhua1105@hotmail.com

시인의 별뜨락에서

    아늑한 느낌을 주는 별뜨락은 별의 시인으로 불리는 윤동주의 이야기를 후세들이 주고받는 휴식의 공간이다. 카페정원에서 차를 마시며 시인의 이야기와 더불어 시인의 시를 낭송하면서 벤취에 앉아 서울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시인이 이곳에서 남긴 명작 "별 헤는 밤"은 가장 많이 읊어지는 애송시다. 시인이 별을 헤던 하늘은 오늘도 푸르게 펼쳐져 있다. 낮이라 별은 볼 수 없어도 뜨락에 별을 닮아 피어난 노란 꽃과 떠나가는 계절의 이별을 위안으로 아우르는 까치밥을 보면서 나는 별 헤는 밤을 읊는다. 시인이 향수에 젖어 쓴 시를 나는 향수에 젖어 낭송한다. 몇 번의 낭송콘서트에서 이 시를 읊어 많은 청중들을 울린 적 있었다. 눈굽을 찍으면서 무대에서 내려오는 나의 손을 잡고 연신 고마웠다고 감동을 쏟으며 부둥켜 안아주는 이들도 있었다. 이런 시를 남긴 시인의 현장에서 나 또한 은은한 감동에 심취되어 눈굽을 찍었다. 
 
          
   

사진8-별헤는 밤과 별뜨락의 노란꽃과 까치밥

   

사진9-윤동주의 "별 헤는 밤"과 심연수의 "등불"을 낭송

 

 

 

시인의 언덕에서

 

별뜨락에서 나와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시인 윤동주영혼의 터"라는 글씨가 영어, 중어, 일어로 박힌 까만 대리석이 나타난다. 이 영혼의 터는 오늘날 윤동주시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인의 고향 용정 동산에 있는 윤동주시인의 묘지에서 한줌씩 가져온 흙을 부어넣고 초혼을 하여 시인을 기리는 장소이다. 용정-서울, 서울-용정, 이 영혼의 터에 서니 나의 마음은 밝은 듯, 어두운 듯한 명암의 세계가 교차된다. 윤동주는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가를 또 물어본다. 식민지시대 나라를 잃고 북간도(오늘의 연변)로 이주한 조선인 윤동주, 그 후예로서 오늘 날 중국국적의 연변 조선족 나, 철저한 민족혼에 울며 몸부림치면서 용정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용정으로 오가는 향수의 노정을 찾아 시인의 망향대로 오른다. 나무 난간마다 시인의 혼이 흐르는 시인의 시가 적혀있다. 망향대 앞에 시인의 나무가 푸른 하늘을 향해 펼쳐져 있다.

그 아래 야외 작은 무대가 있다. 주말이면 여기에서 콘서트들이 펼쳐진다. 나는 무대에 올라섰다. 디자이너의 기발한 아이디로 설치되었을까? 아니면 우연의 일치일까? 정면으로 마주보이는 교회의 십자가가 신인의 시 "십자가"를 읊게 한다. 

 

 

십자가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 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시인은 광명의 구원을 십자가에 의뢰해보지만 종교적 색채보다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조국의 절망적 현실에서 "휘파람이나 불면서 서성거리"는 회의와 방황을 하기도 하지만 예수그리스도처럼 십자가에 못 박히더라도 조국을 구하는 길에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한늘 밑"-그 암흑한 시대에 조용히 흘리겠다”고 선언한다. 오직 "꽃처럼 피어나는 피"야말로 조국 광복이라는 열매를 약속할 수 있다는 것을 시인은 의식한다. 비장(悲壯)하고 장렬한 최후를 황홀한 순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 숭고한 희생정신을 읽노라면 머리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다. 다시 한 번 삶이라는 의미를 새겨본다.

 

   

사진10-시인의 영혼의 터

   
사진11,12-시인의 언덕에 설치된 야외무대와 마주 바라보이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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